처음부터 영주권 취득에 9년이 걸린다는 얘길 들었다면 난 아마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영주권 취득하는데 이만큼 오래 걸린 사람도 드물다.
보통은 5~7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물론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기 때문에 방법에 따라 기간이 많이 달라지긴 한다.
그동안의 기록들을 뒤져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영주권을 취득하게 됐는지 시간 순서로 나열해봤다.
타임라인
----------------------------STUDENT VISA----------------------------
- 02.JAN.2010 퍼스 도착 (여전히 날짜를 기억하고 있다.)
- JAN.2010 - APR.2010 ___ Academic Year Abroad course
- APR.2010 - JUN.2010 ___ TELP course
- JUL.2010 - JUN.2011 ___ Foundation course
- JUL.2011 - JUL.2015 ___ University bachelor's degree
------------------------------DARK AGES-----------------------------
- AUG.2015 - NOV.2015 ___ BRIDGING VISA
- NOV.2015 - MAY.2017 ___ GRADUATE VISA
- MAY.2017 - JUN.2017 ___ BRIDGING VISA
- JUN.2017 - NOV.2017 ___ TOURIST VISA
- NOV.2017 - FEB.2018 ___ 한국에서 Working Holiday VISA 신청
- FEB.2018 - JAN.2019 ___ Working Holiday VISA
- JAN.2019 영주권 취득
-------------------------------THE END-------------------------------
Dark ages
난 학생비자가 끝이난 시점부터 영주권 취득 전까지의 시간을 스스로의 암흑의 시대라 말한다. 쉽게 봤던 영어시험은 너무나도 만만치 않았다. 자신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또 아무 곳에나 취직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름이 조금 알려진 회사 같은 경우는 대부분 최소 영주권 비자를 소지한 사람을 원했다. 난 내 전공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영주권 취득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영주권 취득을 위해선 상대적으로 높은 영어점수가 필요했다.
앞에 언급했던 대로 시작은 자신만만했다. 지금은 조금 바뀌었을 텐데 내가 졸업생 비자를 신청할 때만 하더라도 IELTS 점수로 each 6점이 필요했다. 학교 다니는 도중에 준비를 많이 하지 않은 상태로 한 번에 점수가 나왔고 내가 졸업할 때만 하더라도 each 7점이면 일한 경험 없이 Sub class 189 visa로 영주권 취득이 가능했다. 1점 차이는 크지 않다고 자만했고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고 싶었는지 졸업 후엔 여유를 좀 가졌던 것 같다. 물론 처음엔 취직을 바로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었던 건지 회사마다 이력서 돌리는데 많은 시간은 썼던 것 같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깨닫게 된다. 영어실력도 형편없는데 더군다나 영주권도 없는 상태의 졸업생에게 누가 일자리를 주겠는가. 영어실력도 키울 겸 영어점수부터 따서 영주권을 먼저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졸업생 비자가 끝나기 직전이었을까, 그 당시 기준으로 턱걸이로 영주권 신청 점수를 맞췄고 영주권을 신청하게 된다. 그런데 얼마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Sub class 189 visa 같은 경우 포인트제로 나이, 학력, 영어점수 등등 각각의 점수를 합쳐 60점이 신청할 수 있는 최저점수였는데 65점으로 바뀌게 된다. 스스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몰려서 점수가 올라갔으므로 내 점수까지 영주권 신청 초대장은 발부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것 같다. 최소 점수 65점을 맞추기 위해선 통역 자격증 같은 시험을 통과해서 5점을 더 받거나 영어점수를 한 단계 더 올려서 10점을 더 획득해야 했기에 내 영어실력으로선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몇 개월이 흘렀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와 같이 영주권을 준비하던 친구들은 거의 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갔다. 결국 두 가지 선택지 중에 하나였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끝까지 해보던지. 물론 한국에서 준비해서 영어점수가 나오게 되면 한국에서도 Offshore로 비자 신청을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께 뭐라 드릴 말씀도 없었고 나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호주에서 해내야 했다. Working Holiday Visa가 남아있었고 Second Visa는 생각해볼 수 없었으니 1년 안에 끝장을 봐야 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호주에 들어와 6~7개월 정도가 흐른 몸과 마음이 아주 지쳐갈 때쯤이었다. 영어시험을 치는 게 정기적으로 치르는 의식처럼 여겨졌을 때, 점수가 나오게 됐고 이미 준비된 서류로 영주권 신청을 하고 4~5개월 정도만에 영주권을 발급받게 된다.
지금도 이때를 생각하면 아찔함과 동시에 아주 벅찼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영주권 취득 후 뒤를 돌아보니 9년이 흘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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