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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Story

퇴사까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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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까지 1년

나의 퇴사는 정해져 있다. 올해 5, 6월쯤 1년 6개월 정도만 더 하자라고 다짐 또는 계획을 했으니 이제 한 1년쯤 남았다.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은 없다. 어떤 것이 내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을까.

 

시한부 직장인

입사할 때부터 이미 퇴사는 정해져 있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랬을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난 내 일이 하고싶었다.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도박처럼 내 인생을 걸 순 없었다. 더군다나 내 일이 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정해놓진 않았다.

 

크게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 같은 꿈을 꾸진 않았다. 물론 그럴 수 있다면 좋은 것이지만 그게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어떤 것들이 중요했을까.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난 인생은 어떤 결과물을 위해서 살아간다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결국 나의 인생일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을 만족하고 내일을 만족할 수 있다면 아마 내 인생은 만족스런 인생이 될 것이다.

하루를 만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일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성취감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싶다. 보통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만 일의 목적에 돈을 제외하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성취감이다. 하루를 보내고 난 뒤 오늘의 할 일들을 다 해냈다면 그 하루는 만족스러운 하루일 것이다.

그렇다고 어떤 일이든 해내기만 한다면 다 성취감을 주는 일인걸까. 보통 성취감은 내가 목표한 또한 정한 위치에 닿았을 때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고용주 밑에서 일하게 되면 주어진 일들을 해내야 한다. 물론 회사로부터 나에게 주어지는 일을 내 목표로 삼게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난 이 부분에서 직장생활을 오래 하는 건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의지대로 방향을 정하고 싶다.

사람들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각자의 능력도 다 다른데 기업에 따라 인재상을 맞춰야 한다는게 너무 힘든 일이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라 취직을 한 뒤에도 그 틀에 맞게 나 자신을 깎아 나가야 한다. 평가기준 또한 이미 만들어져 있을 테고 만약 그 평가 기준이 바뀐다면 또다시 나를 갈아서 틀에 끼워 넣게 되겠지. 이것은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모습으로 살고 싶다.

 

왜?

사업가가 돼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쯤이었을 것이다. 그땐 여러 생각들을 하지 않았다. 시작은 흔히 하는 말로 '남 밑에서 일하고 싶지 않아.' 같은 철없는 이유에서였지만 그 이후로 직업적으로는 다른 고민을 하지 않게 됐다. 그렇다 보니 내 지나간 플래너들엔 직업 적성의 고찰보단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면 좋을까 하는 그런 고민들의 흔적들이 있다. 획기적인 아이템 구상을 위해 공상에도 많이 빠졌었다.

 

영주권 취득 후 큰 기대 없이 첫 직장을 잡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며 가장 처음 느꼈던 감정은 딱 이랬다. 난 큰 기계에 있는 작은 부속품이구나. 규격이 정해져 있고 언제든 교체가 가능한 그런 존재구나. 경험도 없고 지식도 부족한 나는 정해져 있는 매뉴얼을 따라야 하고 모든 판단에 내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선 안되는구나, 최소한 지금은 그래선 안되는구나. 흥미가 생기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그 감정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 자연스레 하루빨리 내 일을 시작해야겠다 라고 다짐한다.

 

돈=걸림돌

퇴사의 시기를 정한 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그만두고 될 대로 되라고 내 인생을 던질 수도 없는 일이었다. 무엇이 가장 아쉬울까 라는 걸 생각했을 때 단 한 가지 이 떠올랐다. 돈이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선 최소한의 걱정 안 할 정도는 필요했다. 그 최소한의 준비를 위해 1년 반 정도는 참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게 6개월 전이었다. 퇴사까지 남은 기간 동안 여유 있게 나의 일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했다. 실패할 걸 생각하고 내 일을 준비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처음 하는 사업이니 경험 삼아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잘 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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