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Story

호주 영주권 취득 후 3년

KeiAus 2022. 1. 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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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영주권 취득 후 3년

오늘은 호주에 첫발을 디딘 후 꼭 12년이 지난날이다. 영주권 없이 9년을 호주에서 거주했고 영주권 취득 후 이제 만 3년이 됐다. 영주권 취득 후 어떤 것들이 달라졌을까.

 

영주권 취득 전이나 후나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했던 질문들 중 하나가 '영주권 따고 나서 어떤 게 달라졌나?'인데 대부분 '대단하게 바뀔 줄 알았는데 별거 없었다.'이다. 내가 영주권 취득하기 전까진 알 수 없기 때문에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그냥 말만 그러는 거겠지 그렇게 바라던 것을 받았는데 왜 별거 없다고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면 난 이렇게 대답을 한다.

 

영주권 따고 어떤 게 달라졌어?

  1. 이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비자에 대한 걱정없이 호주에 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변화라 생각한다. 보통 영주권을 받기 전에는 호주에 거주를 하더라도 이민을 했다고 말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그 이유는 현재 가지고 있는 비자 만료 후에 호주에 있을 수 있을지 모르기에 그 이후의 호주의 삶을 계획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2. 개인적으로는 생활비에 숨통이 좀 트였다. 영주권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땐 기본 생활비를 제외하고 시험을 칠 때마다 시험비 명목으로 추가 지출을 해야했으므로 수입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굉장히 부담이 되는 금액이었다. 지금은 더욱 가격이 올랐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시험 한번 보는데 $330이었다. 한 달에 한두 번만 시험을 치더라도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액이었다. 그것이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숨통이 트일만한 사항이었다.
  3. 이력서 낼 수 있는 회사의 범위가 넓어졌다. 졸업생비자로 이력서를 많이 돌리던 시기가 있었는데 Job Apply 조건 중 하나가 늘 'Australian citizen or permanent resident only'였다. 심지어 처음엔 졸업생 비자도 접수가 가능해서 서류면접까지 통과해도 나중에 연락 와서는 지금은 Local market에서만 고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찬밥신세였는데 영주권 취득 후 첫 번째 면접을 본 곳에서 바로 취직을 하게됐다.
  4. 마음 놓고 아플 수 있게 됐다. 영주권이 없는 상태에서 가장 서글펐던 것 중에 하나가 마음대로 아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선 금전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아파선 안된다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호주에 오고 나선 병원비가 어느 정도인지 주변에서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입원을 해선 안된다 라는 생각이 늘 있었다. 금전적인 이유로 아플 수 없다 라는 생각은 정말 서글픈 일이었다. 몸이 약간 아파오면 아픈 내 몸이 문제가 아니라 병원에 갈 정도로 아프면 안 되는 데라는 생각으로 더욱 두려웠다. 아플 때마다 그 이유로 늘 기도하며 잠이 들었다. 제발 아프지 말자, 제발 멀쩡히 잠에서 깨자라는 말을 되뇌며 잠들었었다. 메디케어를 받고 나선 그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어졌다. 아마 운전할 때 자동차 보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5. 미래 계획이 가능해졌다. 영주권 취득 전에는 길을 정할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의 삶을 계획해야 할지 호주의 삶을 계획해야 할지 너무나도 다른 길이었으므로 미래 계획은 영주권 취득 후에나 할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왜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하는 것인가?

난 분명 극명하게 삶이 바뀌었는데 왜 그들의 삶은 똑같다고 말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처음엔 앞에도 언급했듯이 말만 그런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질문을 했던 분들과 나의 큰 차이점을 생각해보니 직업의 유무였던 것 같다. 그분들 같은 경우엔 이미 직업이 있는 상태로 일정한 수입이 있었고 그 직업으로 영주권을 취득했다. 영주권 취득 후에도 갑자기 직업이 바뀐다거나 수입이 드라마틱하게 높아진다거나 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엔 일정한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영주권을 취득했으니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된 것이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늘 현재가 불안해서 통장에 현금을 들고 있었는데 영어시험 점수를 충족시키자마자 이젠 이 돈이 없어도 먹고사는 데는 문제가 없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모두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영주권 취득 후 비자에 대한 걱정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누구든 영주권 취득 후의 삶을 그려봤을 텐데 그 길에 있을 행복을 다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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